감정: 보편적인 인간의 측면
감정이란 우리 내면의 생각과 반응을 나타내는 강력한 지표 역할을 한다. 이러한 감정 중에서 분노는 다양한 자극에 대한 인간의 근본적인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다양한 사회를 관찰할 때 분노의 가시성은 크게 다를 수 있는데, 인도네시아 문화는 이러한 감정과 분노에 대해 다른 인식을 가지고 있다.
왜 인도네시아인들은 다른나라 사람들에 비해 눈에 띄게 화를 내지 않을까?
인도네시아인들의 정서적 기반
인도네시아 문화는 집단적이며 공동체의 안녕을 우선시한다. 조화로운 관계 유지에 대해 강조하고 학습해온 그들은 분노를 포함한 개인적인 감정을 억제하는 것에 익숙하기 때문에 국가 전체적으로 '화를 내지 않는 사람들'로 보이는 것이다.
그 중 기반의 되는 정서는 루꾼(Rukun)이다. 이는 표면적인 화합을 의미하며 한국의 정(情)과 다소 배치되는 개념이다. 하지만 이는 갈등이 존재하지 않거나 내면적인 화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루꾼은 각 개인이 감정을 통제하고 내면적인 상태와 관계없이 외부적으로 표출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역사적 관점
인도네시아는 300여개 이상의 인종으로 구성된 다인종 국가이다. 140여년간의 식민지 시대가 끝난뒤, 1968년 수하르토 대통령 집권 이후부터 국가통합이 가장 중요한 과제였고 이를 위해 루꾼이 강조되고 인도네시아 전체의 문화로 자리잡게 되었다.
마치며
필자는 작년 인도네시아 소재의 한 기업과 행사 준비를 위해 두 차례 방문한 적이 있다. 현지엔 한국인들과 현지인들이 고루 섞여 있었는데 한 동료가 나에게 주의를 주었다. 급하다고 재촉하거나, 일처리가 느려도 화를 내지 말라고. 당시에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화를 내는 사람들을 이상하게 여기는 인도네시아인들의 심리를 조금이나마 알 것 같다.